어릴 적, 나는 사회가 정해 놓은 시스템 속에서 애매한 태도로 살아가고 있었다. 시험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그저 주입식 교육이라며 흥미를 붙이지 못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주변의 시선과 기대를 외면할 용기도 없었다. “어떤 대학에 가게 될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지금의 노력이 결정한다”는 어른들의 말에 불안을 느꼈고, 결국 눈치 보듯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했던 공부는 시험에 나올 확률이 높은 부분 위주로 외우는 것뿐이었다. 스스로 사고하는 법은 배우지 못한 채, 마치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 위에서 단순히 걷기만 하는 삶이었다.
그러다 군 입대를 앞두고 나의 미래를 상상해보았다. 대학교 졸업 후, 학점 잘 받고, 취직하고, 살아가는 모습. 그 모습이 내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라는 생각에 숨이 막혔다. “이게 전부일까? 다른 길은 없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답을 찾고 싶었다.
입대를 며칠 앞두고, 친구에게 책을 한 권 추천 받았다. 제목은 [미움 받을 용기]. 평소 책을 읽지 않아 거부감부터 느꼈지만, 과거와 달리 본인이 원하는 삶에 대해 자신있게 말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군대에서의 시간은 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외부와 거의 단절되어 있다보니 미친 듯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소설, 에세이, 경제, 심리…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집어 들었다. 야간 초병 근무로 인해 2시간동안 멀뚱멀뚱 서 있어야 할 때면, 그 날 읽었던 책의 인상 깊었던 구절을 떠올리며 사색에 잠겼다. 나는 독서와 사색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스로 사고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약 2년 간의 군 생활이 끝날 때 즈음, 나는 삶에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 내가 선택했던 학과의 흐름을 평생 따라갈 필요도 없다는 용기를 얻었다. 보다 자유롭고 자립심이 있는 사업가를 꿈꾸며,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안드로이드 개발자, 데이터 분석 컨설턴트, 진로 컨설턴트, 독서모임 운영자, IT 서비스 기획자 등 다양한 일에 도전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일상에서 해결하고 싶은 고민이 생기면, 책을 찾는다. 진로, 인간관계, 심리, 돈, 습관, 경제, 뇌 과학, 사업, 마케팅… 현재까지 600~700권 정도 읽었다. 읽고, 생각하고, 실천 해보는 것의 반복. ‘어떻게 해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예전에 배웠던 것과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며 사고하는 과정에서 내 생각과 경험은 더욱 풍부해졌다.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 남이 고생하여 얻은 지식을 아주 쉽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그것으로 자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은 [채근담]과 [대학]의 지혜를 활용하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말을,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자신의 모든 경영 철학은 [논어]로부터 비롯된다고 말을 남겼다. 테슬라의 일론머스크,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잡스 등 삶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지혜를 얻는 창구로 책을 활용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러분은 책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있는가? 책이 귀찮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존재인가? 아니면 단순히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도구로만 여기고 있는가? 아니면 책이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믿는가? 나는 책이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이 책은 그런 믿음 속에서 태어났다. 내가 책을 통해 배운 것을, 내가 체감한 그 변화의 힘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만약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내 삶은 얼마나 더 달라졌을까? 나는 때때로 그런 상상을 하곤 한다.
